문제는 수비력이 윌리엄스급임. 검증된 토토 과장 1도 안보태고 진짜 윌리엄스급

결승은 더 극적이었다. 조효철은 체력적인 부담을 검증된 토토 안고 싸우며 1-4로 뒤졌다. 하지만 메치기를 성공시켜 단번에 4점을 얻었다. 상대의 맹공을 버텨낸 조효철은 금메달이 확정되자 땀에 젖은 얼굴로 포효했다. 붕대 때문에 시야도 좁아졌지만 정신력으로 일궈낸 승리였다.

조효철은 경기 뒤 관중석에 있는 아내와 딸, 어머니를 끌어안고 기뻐했다. 대회 전까지 메달 후보로 꼽히지 않았던 베테랑 조효철은 자신의 마지막 아시안게임이 될 지도 모르는 무대에서 가족들에게 멋진 선물을 했다.

스페인 소년 안셀모 가르시아(15)는 올여름 한국에서 아주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제주도 서귀포시가 개최한 2018 제주국제유스축구대회에 참가했다.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베티스 15세 이하 유스팀의 주전 미드필더인 그는 팀 동료들과 힘을 모아 결승에 올랐지만, 전북 현대 유스팀에 1-2로 져 아쉽게 준우승했다. 대회 종료 직후 만난 안셀모는 “우승컵을 가져가지 못해 아쉽지만, 나머지 모든 면에서 만족했다”면서 “서귀포는 깨끗하고 아름답고 친절한 도시다. 언젠가 가족과 함께 꼭 다시 방문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서귀포시가 야심 차게 추진 중인 ‘스포노믹스(sponomics·스포츠와 이코노믹스의 합성어)’를 상징할 말한 이벤트였다. 스포노믹스는 스포츠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스포츠와 도시가 동반 성장하는 기틀을 만들고, 이를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사업 형태를 뜻한다. 인구가 19만 명에 불과한 데다 관광 산업 이외엔 딱히 기댈 곳이 없는 소도시 서귀포가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추진 중인 생존의 몸부림이기도 하다.

서귀포가 스포츠에 눈을 뜬 건 2000년대 들어서부터다. 여행 비수기인 겨울철에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방법을 고민하던 중 다양한 종목의 전지훈련 유치를 구상하게 됐다. 온화한 기후와 풍부한 숙박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한편, 곳곳에 수준급 체육시설을 짓고 세심하게 관리했다. 또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 대회를 개최해 서귀포를 ‘스포츠 특별시’로 변모시켰다.

18번 홀(파4)에서 열린 연장전. 약 3m의 거리의 내리막 퍼트가 왼쪽으로 휘더니 홀 가운데로 사라졌다. 박성현(25·하나금융)은 주먹을 불끈 쥐면서 환호했다. 여유와 자신감이 묻어났다. 박성현이 20일 미국 인디애나 주 인디애나폴리스의 브릭야드 크로싱 골프장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인디 우먼 인 테크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마지막날 4언더파, 합계 23언더파로 리젯 살라스(미국)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 첫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 역전우승했다. 시즌 3승, LPGA 통산 5승 째다.

이날 우승으로 박성현은 세계랭킹에서 1위에 복귀했다. 전날까지 랭킹 1위였던 아리야 주타누간(태국)이 6위 밖으로 밀리고 박성현이 우승해야 1위에 오를 수 있었는데 이 시나리오대로 경기가 끝났다. 박성현은 연장 끝에 역전승했고, 주타누간은 공동 7위를 차지했다.

박성현이 9개월 만에 1위에 복귀했지만, 세계 최고의 자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세계랭킹 포인트는 박성현·주타누간·유소연이 간발의 차다. 박성현은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가 일주일 만에 자리를 내줬다.

냉탕·온탕 오가는 '캡틴' 손흥민? 후배들 불러서 했던 말

'남미에서 축구 황제' 펠레의 친정팀으로 유명한 브라질 명문 산투스가 건너왔고 스탕다르 리에주(벨기에), 베르더 브레멘, 호펜하임(이상 독일), 레알 베티스, 셀타 비고(이상 스페인) 등 유럽의 강호들도 가세했다. 일본의 세레소 오사카, 가시마 앤틀러스, 요코하마 FC, 쇼난 벨마레와 중국팀 옌볜 푸더도 함께 했다. 국내에서는 제주 유나이티드를 비롯해 전북 현대, 수원 삼성, 부산 아이파크, 부천 FC, 광주 FC와 보인중이 나섰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참가팀의 면면을 확인한 뒤 대회의 퀄리티를 인정해 ‘AFC 공인대회’로 지정해줬다.

20일 열린 결승전에서는 전북 현대가 레알 베티스를 2-1로 꺾고 정상에 올라 K리그의 자존심을 지켰다. 이번 대회 최강자로 주목 받은 산투스는 4강에서 레알 베티스에게 발목을 잡혀 결승행에 실패했다. 산투스는 3·4위전에서 광주 FC를 꺾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뽀블리(박보영+러블리)’란 애칭이 익숙한 배우 박보영(28)이 한 남자가 청춘을 다 바쳐 사랑한 첫사랑 역에 나섰다. 22일 개봉하는 영화 ‘너의 결혼식’(감독 이석근)에서다. 그런데 그가 연기한 승희는 청순가련형 첫사랑과는 거리가 멀다. 사랑에 눈멀기보단, 자신의 능력으로 야무지게 행복을 쟁취해나가는 독립적 성격이다. 박보영은 “조금의 반항심이 있다”며 “저를 자꾸 여리고, 지켜줘야 할 것처럼 느끼실 역할 말고 다른 면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시원하게 웃었다.

그는 “현실적인 연애를 연기한 건 처음 같다”고 말을 이었다. “워낙 판타지스러운 사랑을 많이 했어요. 영화 ‘늑대소년’(2012)에선 늑대랑 사랑했죠. 귀신에 빙의돼 사랑하거나(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 2015), 힘이 너무 세거나(드라마 ‘검증된 토토 힘쎈 여자 도봉순’, 2017) 평범하지 않은 상황이 많았어요. 그래서 이번 영화를 하고 싶었죠. 싸우는 장면에선 ‘남친’한테 서운한 걸 이렇게도 표현하는구나, 재밌게 공감하며 촬영했습니다.” 영화는 고교 전학생 승희에게 반해 대학까지 쫓아갔던 우연(김영광 분)이 승희의 청첩장을 받곤 과거를 돌이키며 시작된다. 짠한데 키득대며 보게 되는, 꼬이고 꼬인 연애사다.

김학범 감독 "벼랑 끝 승부, 매 경기 마지막이란 마음으로..."

상대역 우연을 맡은 김영광은 영화 ‘피끓는 청춘’(2014)에 이어 두 번째 만남. ‘너의 결혼식’은 철저하게 우연의 시선으로 전개된다. 우연의 순애보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승희는 야속하게 그려지기도 한다. 박보영은 “우연에 비해 승희의 마음을 설명해주는 장면이 적다고 느꼈다. 승희가 그냥 나쁜 애로만 보인다면 제가 설득에 실패한 것”이라며 “승희가 왜 그랬느냐면요, 하면서 혼자 두 시간은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제일 좋았던 대사론 승희가 듣는 줄 모르고 결정적 말실수를 한 우연에게 “네가 그 말을 해서가 아니라, 그런 생각을 했다는 걸 못 잊을 것 같다”며 돌아서는 대목을 꼽았다. “남자분들은 그냥 넘어가 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하시던데, 승희한텐 우연이 그런 생각을 한 것 자체가 엄청난 배신이에요. 이 대사를 보곤 옛날에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이 이거였구나, 싶었죠.”

"이제 뒤에는 낭떠러지밖에 없다. 매 경기 결승전이라고 생각하고 치르겠다."